카이하베르츠선수님
여성 진행자
나는 이해가 안 돼요. 그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말이죠.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라는 걸 깨달아야 해요. 말도 안 되는 행복이고, 그 자리에 서고 싶어서 죽어라 노력하는 축구 선수들이 수백 명은 전 세계에 널려 있어요. 평생 이런 기회가 다시는 안 올 수도 있다고요. 정말 특별한 순간이고, 어릴 적 꿈을 이루는 순간이잖아요. 그런데 그 모든 걸 뒤로하고 아이의 출산을 보러 가겠다고요? 출산은 미안하지만 정말 끔찍한 순간이에요. 아빠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그냥 들러리 역할만 하는 순간이라고요.
남성 출연자
아무 쓸모가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여성 진행자
아무 쓸모 없죠! 손만 잡아주거나 사진이나 찍어주지, 조산사가 다 알아서 하는데 아빠가 뭘 해요?
남성 출연자
아니죠, 같이 하는 거죠. 조산사가 할 수 없는 역할을 아빠가 하는 겁니다.
여성 진행자
거기 가면 10시간 동안 서서 피곤하기만 하고, 감정적으로 소모되고, 결국 진만 빠져서 나올 뿐이에요.
남성 출연자
아닙니다! 오히려 엄청난 감정적 에너지를 얻는 겁니다! 그게 아빠에게 얼마나 큰 힘을 주는데요! 경기 티켓을 구하려고 대출까지 받아 가며 모든 걸 희생해서 보러 오는 팬들도 있지만, 이건 도쿠 선수 인생 전체가 걸린 문제입니다. 월드컵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고, 다음 기회가 또 있을 수 있죠. 지나간 경기는 그냥 지나간 겁니다. 하지만 내 아이는 평생 함께할 존재예요.
여성 진행자
아이가 자란 뒤에 아빠가 탯줄 안 잘라줬다고 원망이라도 한대요? 아이는 언제나 거기 있잖아요.
남성 출연자
아니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에게 정말 중요한 본질은 이겁니다. 그 순간은 아내에게 있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거예요. 당신이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한다면 말이죠. 아내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감정적인 순간입니다. 아내가 그 순간 가장 원하는 단 한 사람은 바로 자신의 남편이 곁에 있어 주는 거예요. 솔직히 그것 하나만으로도 갈 이유는 충분합니다. 저도 스포츠가 제 인생의 전부인 사람이지만, 이 출산의 순간만큼은 단 한 번뿐인 유일무이한 순간입니다. 이걸 놓치면 절대 만회할 수 없어요.